
목차
- 예기치 못한 스킨십이 중범죄로 엮이는 법률적 구조
- 핵심쟁점 1: ‘기습적인 터치’를 폭행으로 규정하는 사법부의 시각
- 핵심쟁점 2: 성적 혐오감을 유발하는 ‘추행’의 객관적 한계선
- 핵심쟁점 3: 단순 실수와 범죄를 가르는 결정적 기준, ‘고의성’
- 무죄를 다투기 위해 구성요건의 허점을 찌르는 방어 전략
1. 예기치 못한 스킨십이 중범죄로 엮이는 법률적 구조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타인과 예기치 않게 신체가 닿는 상황이 발생하곤 합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이를 불쾌하게 여겨 수사기관에 신고한다면, 단순한 해프닝은 곧바로 무거운 형사 사건으로 돌변합니다.
이때 피의자 입장에서 가장 당혹스러운 죄명이 바로 ‘기습추행’입니다. 형법상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려면 원칙적으로 폭행이나 협박이라는 수단이 동원되어야 하지만, 우리 법원은 상대방이 미처 저항할 틈도 없이 갑작스럽게 신체를 만지는 행위 자체를 하나의 폭행으로 넓게 인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억울하게 수사 대상이 되었다면, 감정적으로 결백을 호소하는 것을 넘어 법률이 정한 범죄의 조건인 ‘구성요건’을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수사기관과 재판부는 어떤 행위가 기습추행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때 특정 요건들이 모두 충족되었는지를 매우 엄격하게 심사합니다.
따라서 피의자의 방어 전략은 법리가 충돌하는 핵심 쟁점들을 파악하고, 본인의 행위가 범죄의 구성요건에 완전히 들어맞지 않음을 논리적으로 증명해 내는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2. 핵심쟁점 1: ‘기습적인 터치’를 폭행으로 규정하는 사법부의 시각
기습추행 사건에서 가장 치열하게 법리가 대립하는 첫 번째 쟁점은, 피의자의 행동이 과연 법에서 말하는 ‘유형력(물리적인 힘)의 행사’, 즉 폭행에 해당하는가입니다.
피의자들은 주로 “때리거나 강제로 억압한 적이 없다”며 억울함을 토로합니다. 하지만 대법원 판례의 태도는 확고합니다.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허락 없이 신체에 물리적인 힘을 가했다면, 아무리 가벼운 접촉이나 짧은 순간의 터치였더라도 그 기습성 자체가 상대방의 반항을 억압한 것과 같다고 보아 폭행으로 인정해 버립니다.
이 쟁점에서 혐의를 벗어나려면 물리적 충돌이 없었다는 식의 1차원적인 주장을 펼쳐서는 안 됩니다.
당시 두 사람 사이의 물리적인 거리, 주변의 혼잡도, 접촉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외부적인 원인 등을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하려는 목적을 가진 물리력의 행사가 아니라 통상적인 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자연스러운 부딪힘이었음을 입증하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3. 핵심쟁점 2: 성적 혐오감을 유발하는 ‘추행’의 객관적 한계선
두 번째 핵심 쟁점은 발생한 신체 접촉이 법적으로 처벌 대상이 되는 ‘추행’의 범주에 들어가는지를 평가하는 문제입니다.
추행이란 객관적으로 일반인의 성적 도덕관념에 어긋나고,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여기서 많은 피의자들이 법정에서 “저는 상대방에게 성욕을 느끼지 않았습니다”라며 본인의 주관적인 마음을 내세워 추행을 부인하곤 합니다.
하지만 법원은 피의자의 내면적인 성적 만족 여부를 중요하게 보지 않습니다. 재판부는 행위 그 자체가 외부에서 보았을 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만한 행동이었는지를 객관적인 잣대로 심사합니다.
| 기습추행 사건의 주요 쟁점 | 수사기관의 유죄 입증 논리 | 피의자의 무죄 방어 논리 |
| 접촉 부위의 특성 | 성감대가 아니더라도 어깨, 등, 손 등 신체 어느 부위든 갑작스러운 접촉은 수치심을 유발한다고 주장합니다. | 만진 부위가 일상적인 인사나 격려 차원에서 허용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음을 강조합니다. |
| 행위 당시의 정황 | 기습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 자체를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의 근거로 삼습니다. | 접촉 전후의 대화나 분위기가 전혀 성적이지 않았고, 공개된 장소에서의 통상적인 행동이었음을 객관적으로 증명합니다. |
| 당사자 간의 관계 | 평소 친분이 있더라도 동의 없는 기습적 스킨십은 범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합니다. | 평소에도 동성 간 혹은 직장 동료로서 격의 없는 신체 접촉이 자연스럽게 오가던 관계였음을 주변 진술로 소명합니다. |
위 표에 정리된 것처럼, 추행성을 부정하기 위해서는 당시의 전후 맥락과 장소적 특성, 두 사람의 평소 관계 등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하여 해당 스킨십이 객관적인 추행에 이르지 않았음을 논리적으로 타파해야 합니다.
4. 핵심쟁점 3: 단순 실수와 범죄를 가르는 결정적 기준, ‘고의성’
마지막 세 번째 쟁점은 범죄를 저지르려는 내면의 의사를 뜻하는 ‘고의성’의 존재 여부입니다.
우리 형사법은 본인이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인식하고 일부러 실행에 옮긴 고의범만을 처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기습추행에 있어서 고의성이란, ‘내가 지금 상대방의 허락 없이 갑자기 신체를 만지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고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만약 만원 버스에서 급정거로 인해 넘어지다가 앞사람의 신체를 짚게 되었거나, 식당 통로에서 발이 미끄러져 부딪힌 경우라면 어떻게 될까요?
아무리 기습적인 접촉이 있었고 상대방이 불쾌감을 느꼈다 하더라도, 피의자에게는 추행을 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고의성이라는 구성요건이 빠지게 되어 무죄가 성립합니다. 이 쟁점에서는 당시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신체가 접촉될 수밖에 없었던 불가항력적인 상황을 CCTV나 목격자 증언을 통해 명확히 밝혀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5. 무죄를 다투기 위해 구성요건의 허점을 찌르는 방어 전략
결과적으로 기습추행이라는 범죄는 기습적인 유형력의 행사, 객관적인 추행성, 그리고 주관적인 고의성이라는 세 가지의 핵심 요건이 모두 증명되어야만 성립합니다.
억울하게 고소를 당한 피의자라면 막연히 두려워하거나 무작정 혐의를 부인할 것이 아니라, 사건의 사실관계를 법리의 틀 위에 올려놓고 어떤 쟁점에서 수사기관의 논리를 깨뜨릴 수 있는지 철저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경찰의 첫 소환 조사를 받기 전, 본인의 행동이 범죄의 구성요건을 비켜나간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는 직간접적인 증거를 신속하게 수집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은 반드시 형사 사건의 구성요건을 날카롭게 해체하고 재구성할 수 있는 법률 전문가의 객관적인 진단과 함께 이루어져야만 치명적인 법적 위기에서 안전하게 벗어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