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판으로 넘어간 뒤에는 ‘수사 대응’이 아니라 ‘공판 전략’으로 바뀝니다
목차
- 구공판 후 단계는 무엇이 달라지는가
- 공소장을 받으면 가장 먼저 봐야 할 부분
- 증거기록 열람·등사 후 확인해야 할 것
- 무죄·일부 인정·양형 대응을 나누어야 합니다
- 첫 공판기일에서 특히 조심해야 할 부분
- 피해자 합의와 양형자료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 핵심 정리
1. 구공판 후 단계는 무엇이 달라지는가
주거침입강제추행 사건이 구공판 되었다는 것은 검사가 약식처분이 아니라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는 의미입니다.
이제 사건의 중심은 경찰서나 검찰청이 아니라 법원으로 넘어갑니다.
이 단계부터는 “조사 때 잘 말하면 되겠지”라는 방식이 통하지 않습니다.
검사가 공소장에 적은 사실관계를 법정에서 어떻게 다툴지, 어떤 증거에 동의할지, 어떤 증인을 신청할지, 양형자료를 어떻게 낼지가 핵심이 됩니다.
법원은 공소가 제기되면 공소장 부본을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송달해야 하고, 적어도 제1회 공판기일 전 5일까지는 송달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구공판 후 가장 먼저 할 일은 공소장을 받아 공소사실을 문장 단위로 나누어 읽는 것입니다.
2. 공소장을 받으면 가장 먼저 봐야 할 부분
공소장에서 봐야 할 것은 죄명만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검사가 적어놓은 행위의 순서입니다.
주거침입강제추행 사건에서는 보통 아래 흐름이 공소사실에 들어갑니다.
| 공소장 항목 | 확인할 내용 |
|---|---|
| 일시 | 사건 시간이 실제 동선과 맞는지 |
| 장소 | 세대 내부, 복도, 계단, 엘리베이터, 모텔 객실 등 어디인지 |
| 침입 방식 | 따라 들어갔는지, 문을 열고 들어갔는지, 비밀번호를 눌렀는지 |
| 추행 내용 | 어떤 부위를 어떤 방식으로 접촉했다고 적혔는지 |
| 적용 법조 | 성폭력처벌법인지, 형법상 주거침입·강제추행인지 |
| 피해자 진술 요지 | 피해자가 어떤 장면을 핵심으로 주장하는지 |
여기서 피고인이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나는 억울하다”는 생각만 하느라, 공소장에 적힌 문장이 정확히 무엇을 전제로 하는지 확인하지 않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공소장에 **“피해자를 뒤따라 공동현관 안으로 들어갔다”**고 적힌 사건과, **“피해자의 객실 안으로 침입했다”**고 적힌 사건은 방어 방향이 다릅니다.
또 **“가슴을 만졌다”**는 기재와 **“허리를 감싸 안았다”**는 기재도 추행성 판단에서 다르게 다루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성폭력처벌법 제3조 제1항 적용 여부는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현행 조문에는 주거침입 후 강제추행을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으로 정한 문구가 남아 있지만, 그중 주거침입과 강제추행이 결합된 일부는 헌법재판소의 단순위헌 표시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구공판 후에는 “주거침입강제추행으로 기소됐다”는 표현만 보고 겁먹거나 단정하면 안 됩니다.
실제 공소장에 어떤 법조가 적혔는지, 위헌 결정 이후에도 해당 법조 적용이 가능한 구조인지부터 봐야 합니다.
3. 증거기록 열람·등사 후 확인해야 할 것
공소장을 읽은 다음에는 증거기록을 봐야 합니다.
공판 단계에서는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검사에게 공소제기된 사건 관련 서류·물건의 열람·등사 등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증거기록을 보지 않고 재판 전략을 세우는 것은 위험합니다.
수사 단계에서 내가 기억하는 내용과 실제 조서·CCTV·메시지 캡처가 다르게 정리되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증거자료 | 확인해야 할 부분 |
|---|---|
| 피해자 진술조서 | 진술이 일관되는지, 구체적인지, 바뀐 부분은 없는지 |
| 피의자신문조서 | 내가 말한 취지와 조서 문장이 일치하는지 |
| CCTV | 출입 동선, 거리, 손의 위치, 피해자 반응 |
| 카카오톡·문자 | 사과, 항의, 해명, 회유로 보일 표현이 있는지 |
| 출입기록 | 공동현관, 숙박업소, 사무실 출입 여부 |
| 동석자 진술 | 술자리, 동행, 귀가 과정이 어떻게 기재됐는지 |
| 현장 사진 | 구조상 침입 또는 우연 접촉 주장이 가능한지 |
이 단계에서는 기록을 읽고 “좋은 증거”만 찾으면 부족합니다.
오히려 불리한 증거가 무엇인지 먼저 찾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CCTV가 직접 접촉 장면을 찍지 못했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 뒤를 따라가는 장면이나 피해자가 놀라 뒤돌아보는 장면이 있으면 검사는 이를 간접증거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피해자 진술과 영상의 동선이 맞지 않는다면, 그 부분은 공판에서 다툴 수 있는 지점이 됩니다.
4. 무죄·일부 인정·양형 대응을 나누어야 합니다
구공판 후에는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무조건 부인하거나, 무조건 선처만 구하는 식으로는 위험합니다.
주거침입강제추행 사건은 보통 아래 세 갈래 중 하나로 정리됩니다.
| 방향 | 의미 | 필요한 준비 |
|---|---|---|
| 전면 부인 | 침입도 추행도 인정하지 않음 | CCTV, 동선, 진술 신빙성 다툼 |
| 일부 인정 | 출입은 인정하나 추행 부정, 또는 접촉은 인정하나 침입 부정 | 공소사실을 항목별로 분리 |
| 양형 대응 | 범죄사실은 인정하고 선처를 구함 | 합의, 반성, 재범방지, 치료·교육 자료 |
가장 중요한 것은 주거침입 부분과 강제추행 부분을 섞지 않는 것입니다.
주거침입이 다투어지는 사건인지, 추행이 다투어지는 사건인지, 아니면 둘 다 인정하되 양형으로 가야 하는 사건인지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공동주택 복도나 엘리베이터에 들어간 사실은 인정되지만, 그 공간 출입이 주거의 평온을 해친 침입인지 다투는 사건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피해자 주거에 들어간 사실은 명확하지만, 신체접촉의 부위와 방식이 강제추행으로 평가될 정도인지 다투는 사건도 있습니다.
주거침입 후 강제추행을 가중처벌하던 성폭력처벌법 제3조 제1항의 일부는 위헌 결정으로 소급해 효력을 상실했다고 본 대법원 사례도 있습니다.
따라서 공판 단계에서는 공소사실뿐 아니라 적용 법조 자체가 적절한지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5. 첫 공판기일에서 특히 조심해야 할 부분
첫 공판기일에서는 인정신문,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 증거에 대한 의견이 문제 됩니다.
여기서 한 말은 이후 재판 전체의 방향을 정합니다.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은 증거동의입니다.
형사소송법은 검사와 피고인이 증거로 할 수 있음을 동의한 서류나 물건은 일정한 요건 아래 증거로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증거동의는 “그냥 절차상 하는 말”이 아닙니다.
수사기관에서 작성된 피해자 진술조서, 참고인 진술조서, 각종 캡처 자료가 법정에서 증거로 쓰일 수 있는 문이 열리는 문제입니다.
| 첫 공판에서 물어볼 수 있는 것 | 대응 포인트 |
|---|---|
| 공소사실 인정 여부 | 전부 인정, 일부 인정, 부인을 명확히 구분 |
| 증거동의 여부 | 조서별로 동의·부동의·일부 동의 검토 |
| 증인신문 필요성 | 피해자·목격자 진술을 다툴 필요가 있는지 판단 |
| 양형자료 제출 계획 | 합의, 반성문, 교육자료 제출 시점 정리 |
| 다음 기일 일정 | 증인신문, 의견서 제출 기한 확인 |
무죄나 일부 부인을 다투는 사건이라면 증거동의를 기계적으로 해서는 안 됩니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어야 하는데 피해자 진술조서에 모두 동의해버리면, 이후 방어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범행을 인정하고 양형으로 가는 사건이라면 모든 증거를 다투는 태도가 오히려 불리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결국 증거동의는 사건 방향과 맞춰 결정해야 합니다.
6. 피해자 합의와 양형자료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구공판 후에는 합의와 양형자료의 중요성이 더 커집니다.
이미 검사가 기소한 단계이므로, 단순히 “합의하면 끝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선고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주거침입강제추행 사건에서는 합의 시도 방식이 특히 조심스럽습니다.
피해자의 주거 공간이 사건 장소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직접 찾아가거나 반복 연락하는 행동은 매우 위험합니다.
| 양형자료 | 의미 |
|---|---|
| 피해자 합의서·처벌불원서 | 피해 회복 여부를 보여주는 자료 |
| 반성문 | 범행 인정 사건에서 태도를 설명 |
| 재범방지 계획서 | 술 문제, 충동조절, 생활환경 개선 등 |
| 성범죄 예방교육 이수 자료 | 재범 위험성을 낮추려는 노력 |
| 가족·직장 탄원서 | 사회적 유대관계와 감독 가능성 |
| 치료·상담 자료 | 음주, 충동, 심리 문제 개선 노력 |
| 피해 회복 공탁 자료 | 합의가 어려운 경우 검토 가능 |
양형위원회가 공개한 2025 양형기준 자료에서도 성범죄 양형기준은 계속 수정·보완되고 있고, 공중밀집장소추행 등 일부 성범죄 기준도 추가되어 2025년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내용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양형자료도 예전처럼 반성문 몇 장만 내는 방식으로는 부족합니다.
피고인이 왜 다시 같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인지, 생활 구조가 어떻게 바뀌었는지까지 보여주어야 합니다.
7. 구공판 후 피해야 할 대응
① 공소장을 대충 읽고 첫 기일에 나가는 것
공소장은 검사가 법원에 제시한 사건의 뼈대입니다.
공소사실 중 어느 문장을 인정하고 어느 문장을 다툴지 정하지 않은 채 법정에 가면, 첫 기일부터 방향이 꼬일 수 있습니다.
② 수사 단계 진술과 다른 말을 이유 없이 하는 것
재판에서 진술을 바꾸는 것이 항상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왜 바뀌었는지 설명하지 못하면 “불리해지니까 말을 바꾼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③ 피해자를 직접 만나 합의하려는 것
사과나 합의 의도였더라도 직접 접촉은 위험합니다.
특히 주거침입이 문제 된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주거지, 직장, 생활 반경 근처로 가는 행동 자체가 나쁜 정황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④ 증거동의를 가볍게 하는 것
증거동의는 재판에서 매우 중요한 선택입니다.
조서 하나, CCTV 하나, 메시지 하나가 유죄 판단의 핵심이 될 수 있으므로, 기록을 본 뒤 결정해야 합니다.
⑤ 양형자료를 선고 직전에 몰아서 내는 것
양형자료는 양보다 구조가 중요합니다.
합의, 반성, 교육, 치료, 생활관리, 재범방지 계획이 서로 연결되어야 설득력이 생깁니다.
8. 핵심 정리
주거침입강제추행이 구공판 된 뒤에는 사건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이제는 수사기관을 설득하는 단계가 아니라, 법원 앞에서 공소사실과 증거를 다투거나 선처를 구하는 단계입니다.
| 단계 | 핵심 대응 |
|---|---|
| 공소장 확인 | 공소사실, 적용 법조, 장소, 접촉 내용 확인 |
| 기록 검토 | 피해자 진술, CCTV, 메시지, 출입기록 분석 |
| 방향 설정 | 전면 부인, 일부 인정, 양형 대응 구분 |
| 첫 공판 준비 | 공소사실 의견과 증거동의 여부 정리 |
| 증거 대응 | 필요한 경우 증인신문·증거신청 검토 |
| 양형 준비 | 합의, 반성, 교육, 치료, 재범방지 자료 구성 |
결국 구공판 후 대응의 핵심은 하나입니다.
**“재판부가 읽을 사건의 구조를 피고인 측에서 다시 정리해 보여주는 것”**입니다.
수사기록이 불리하게 정리되어 있다면 그 이유를 증거로 다투어야 합니다.
반대로 인정할 부분이 명확하다면 무리한 부인보다 피해 회복과 재범방지 중심으로 선고를 준비해야 합니다.
